
그때는 몰랐었다. 파랑새를 품안에 끌어안고도 나는 파랑새를 찾아 세상을 떠돌았다. 등에 업은 아기를 삼 년이나 찾아다녔다는 노파의 이야기와 다를 게 없다.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이 낙원이요. 내가 숨쉬고 있는 현재가 이어도이다. 아직은 두 다리로 걸을 수 있고, 산소 호흡기에 의지하지 않고도 날숨과 들숨이 자유로운 지금이 행복이다.(P.27)
본다는 행위에도 육감이 동원되어야 한다. 만져보고 느껴보고 들어보고 맡아보고 쳐다보고 난 후 종합적인 감동이어야 한다. 일출과 일몰 사진을 통해 내가 감상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것은 둥근 해가 떠오르고 넘어가는 과정의 풍경뿐만이 아니다.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그 감동까지 함께 나누고 싶다.
그래서 난 사진에 제목 붙이는 것을 거부한다. 전시회를 열 때도 전체 제목만을 고집한다. 사진마다 제목을 붙임으로써 감상자의 상상력을 제한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. 작품 설명을 부탁해오면 단호히 거절한다. 설명할 수 있으면 글로 표현했을 것이다. 설명할수 없기에 사진으로 표현하는 것이다.(P.135)
그들을 통해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형편없고 가치 없는지 깨달았다. 자신만만하게 세상과 삶에 대해 떠벌렸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. 그들의 삶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나는 말수가 적어졌다.(P.161)
-그 섬에 내가 있었네(Human&books, 김영갑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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